일주일 전 경기도와 서울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한 밤 중 울린 '위급 재난 문자'에 깜짝 놀랍니다. 청년주간도 깜짝놀라 휴대폰을 들여다 보았는데요, 5월 28일 북측은 남측을 향해 휴지와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날려 보냈습니다. 

북한은 왜 갑자기 휴지와 오물을 날려보낸거야?

지난 5월 10일 밤 11시 탈북자 박상학 씨가 대표로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강화도에서 북한을 비방하는 대북전단 30만 장과 '임영웅'노래 등이 담긴 USB 2천개를 20개의 풍선에 실어 북측으로 날려보냈습니다. 이 단체가 대북전단을 보낸 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었는데요, 대북전단은 체제 비판 차원에서의 심리전임과 동시에 남쪽에서 미확인 물체가 접경지역을 넘어 북쪽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충돌의 소지를 갖고 있어요. ‘풍선 등의 무인비행기구’를 이용해 상대측의 영공으로 날리는 행위 자체가 국제민간항공협약(ICAO)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현재 전쟁이 일시 중단된 휴전선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인거죠. 이에 북측이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휴지와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날려 보내게 된 겁니다. 

윤석열 정부는 북측의 오물 풍선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며 비판했는데요, 지금껏 대북전단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라며 전단 살포 단체를 변호하며 사태 해결을 방치하고 충돌을 유도했던 것과 모순되는 입장이에요. 

접경지역 주민들은 어떤 생각인가요?

남북간 충돌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접경지역 주민들은 긴장완화를 바라고 있고, 무엇보다 충돌의 소지가 있는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서고 있어요. 경기 파주시에 사는 김 모 씨는 "파주 시민들은 안전한 일상과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원한다"며 윤석열 정부에게 "집권 이후 완전히 끊어진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평화를 위한 조치를 시급히 해달라"고 말했어요. 연평도 어민 박 모 씨도 "남북 간의 심각한 갈등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며 불안에 떨었죠.

대북전단금지법이 있지 않았었나요?

앞서 말했듯 대북 전단이 남북 갈등을 유발해온 역사가 매우 길어요. 그래서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 3호와 25조 1항에 대북전단 살포 처벌 조항, 즉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9월 헌법 재판소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과잉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어요. 하지만 같은날 헌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합헌 판결을 내리는 모순되는 판결을 내렸어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정부의 남북대결정책에 영향을 받은 정치적 판결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졌죠.

그럼, 정부가 전단을 금지할 방법이 없는건가요?

아니 금지할 생각은 있는건가요?

우선 6월 2일 북측은 남측에 오물을 보내는 행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어요. 그러나 다음날인 6월 3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북전단을 계속 살포할 계획이라고 말했어요. 북측은 남측에서 대북전단을 계속 살포하거나 정부가 이를 막지 않으면 북측도 다시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갈등의 원인인 대북전단 살포를 정부가 막으면 됩니다. 한반도 평화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그리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하면 되죠.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 간단한 해결책을 두고 6월 4일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갑분 9.19남북합의 파기? 적대행위 중단이 먼저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북측의 오물 풍선에 대해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1) 군사분계선 5KM 내에서의 사격훈련 개시 2) 서해 NLL 부근에서의 사격 및 포격 훈련 개시를 선언했어요. 특히 남북의 상호 합의된 군사분계선이 없는 서해상에서의 실사격 훈련은 바로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6월 5일 한미 당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통해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미국 B-1B 폭격기가 7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 내에 정밀폭탄(JDAM)을 투하했어요. 올 해 들어 한반도의 긴장이 이렇게 높았던 적이 있나 싶습니다. 

사실 9.19남북합의 자체는 2018년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미국의 전쟁무기 도입이 이뤄지며 사문화되어 갔습니다. 적대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남북관계 발전도 한반도평화 실현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지요.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번 기회(?)에 그 마지막 남은 안전핀까지 뽑아버린 격이 되었습니다.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실마리가 보일텐데 도리어 윤석열 정부는 적대행위를 펼칠 기회로 삼아버린 거예요.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절실합니다.

더하기 _ 대북전단은 알겠는데, NED는 뭐야?

NED는 미국민주주의기금이라는 단체의 줄임말이에요. 이 단체는 미국 국무부의 외관 단체로 1980년대 미국이 돈을 이용해 세계 다른 나라들의 민주주의 확산에 기여해야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취지가 무색하게 미국에 저항하는 나라들을 비방하는 용도로 돈을 지불해왔어요. 사실상 미국 CIA가 은밀하게 진행했던 일들을 양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거죠. 갑자기 NED 설명을 왜 하냐고요? 대북전단 살포에 바로 NED 기금이 사용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북전단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미국이 탈북자 단체를 통해 대북적대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