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집단과 윤정권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240313호 민애청발행

2024. 3. 12.

꾸준히 읽다보면 정세의 눈이 딱!

오늘의 유스레터[240313호]

1. 청년 주간

[의료대란, 의사집단과 윤석열 정권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청년 주간

의료대란, 의사집단과 윤석열 정권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창원 소재 한 전립선암 말기 환자는 지난 2월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피부가 괴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환자의 아들은 아픈 아버지를 이끌고 나흘 동안 대학병원 5곳을 다녔으나 전공의가 없다며 진료 거부를 당했습니다. 환자는 끝내 패혈증으로 숨을 거두었고 아들은 "이런 재난이 있겠어요?"라고 말하다 "자식이 능력이 없어서 그래요"라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소위 인턴, 레지던트라고 불리는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지 3주가 넘었습니다. 3월 7일 기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는 전체의 93%. 1만 1천여 명의 전공의가 병원을, 아니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 곁을 떠났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2천 명 규모의 의대 증원을 발표한 것에 항의 차원입니다.

무슨 상황이야? 의사들은 왜 그래? 이기주의 용납 안돼!

윤석열 정권은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한국 사회의 의사 부족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왔다며 2030년까지 1만 명의 의사를 확충하기 위해 매년 2천 명 규모의 의대 증원을 발표했습니다.

의사 집단은 이야기합니다. 정부가 의료계와 어떠한 협의도, 구체 계획도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발표했기 때문에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그래서 2월 20일을 기점으로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윤석열 정권의 독단적인 행태는 문제입니다. 또 의사 집단과 진지한 협의를 진행할 의지는 전혀없고 업무복귀명령만 내리며 협박으로 일관하는 행태는 앞서 노동자들과 언론, 이태원참사 유가족 등 시민들을 겁박한 것과 같이 비민주적인 행태입니다.

그러나 의사 집단도 솔직해집시다. 자신들이 이후 개원했을때 경쟁자가 2배가 되기 때문이라고.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한 밥 그릇 싸움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의사 집단은 전체 의료 인력의 30~40%를 차지하는 상급 병원의 강력한 힘으로 환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즉각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도 의료개혁에 진심이 아닌건 매한가지

의사수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는 분명 필요합니다. 특히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 분야가 심각하며 코로나19 당시 코로나 관련 환자의 80%를 담당했던 공공의료, 즉 지방의료원을 살리는 것은 절박한 과제에요.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이 분야의 의사 부족을 해결할 제도, 가령 '부족 분야 혹은 지역에 대한 의무 근무 제도'나 '공공의과대학 설립', '지방 의료원 확충' 등은 제시하지 않은채 오직 '의대 증원'만 이야기하고 있어요. 일각에서 의사 부족을 느끼는 국민 정서와 대학 이윤 보장을 위한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이유에요.

겉으론 싸우지만 대형 병원의 숙원사업 다 들어주는

윤석열 정부?

비상진료체계 운영 : 정부는 의료대란에 대응해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한다고 발표하며 건강보험 재정에서 매달 1882억을 의료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비상진료체계라는걸 뜯어보면 진찰료 인상, 수술 및 응급 의료비 증액 그리고 중증환자 배정시 보상 등 대형 민간 병원의 매출감소를 메꿔주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재원을 시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건강보험금에서 끌어다 쓰겠다는 것도 아주 문제입니다. 재정의 제한으로 건강보험 보상 범위도 줄이겠다는 정부가 대형 민간 병원 손해 메우는 데는 재정건정성을 따지지 않고 있습니다. 건강보험료 증액으로 이어진다면 시민들은 이중으로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대책은 전공의 복귀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동안 전문의가 아닌, 저임금 전공의를 중심으로 이윤을 창출해온 대형 민간 병원들. 매년 순수익만 평균 450억 규모인 병원은 작은 손해도 보지않으려 간호사들에게 무급휴가를 강요하는 등 무리하게 의료현장에 투입하기까지 하고 있어요. 정부가 지방의료원의 지원을 줄인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이와중에 비대면 진료? : 정부는 2월 23일 의료대란을 핑계로 대형 민간 병원의 숙원사업이었던 비대면 진료를 희망하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나 전공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술, 응급, 분만 분야와 비대면 진료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비대면 진료는 간단한 외래 정도만 가능한데 외래는 지금도 동네 병원에서 무리없이 볼 수 있죠. 도서 산간 지방에도 보건소는 있고 외래도 볼 수 있죠. 정작 필요한 수술 인력부터 위급 상황에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닥터 헬기까지, 근본적으로는 주치의나 지방 공공 의료를 늘려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대형 민간 병원과 대기업,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 등은 비대면 진료로 수익사업을 하길 원하고 있고 이는 과잉진료로 이어지고, 의료비 증가 그리고 건강보험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의료 민영화인 셈이죠.

디지털헬스케어법, 쉽게 말해 개인의료정보 장사법! : 정부는 디지털헬스케어법을 제정해 의료기관들과 건강보험공단, 질병청에 있는 개인의료정보를 민간 기업으로 넘길 수 있게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 정보들은 충분히 식별 가능한 정보이고 기업들이 이를 상업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보험사들은 의료 정보를 가지고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사용할 것이고요. 정부는 국민들이 선호하는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 교류'도 법 제정의 명목으로 끼워넣었지만 이는 현재 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에요.

자, 여기까지 읽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전공의가 없어서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면 마음이 착찹해 집니다. 이제는 의대교수들도 전공의를 따라 의료 현장을 떠나겠다고 국민을 볼모로 겁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도 따져보면 필수, 지방의료 확충이라는 알맹이가 빠진 정책입니다. 그리고 정부-의료계 갈등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민영화와 같은 대형 민간 병원의 숙원사업을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

의사 집단과 윤석열 정권의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까?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무의미한 싸움을 중단해야합니다. 그리고 의료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지방의료 확충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