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역사적 사실을 대해 바로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운동에 대해 “손에는 태극기를 부여잡고 가슴에는 자유에 대한 신념을 끌어안고 거국적인 비폭력 투쟁에 나섰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1919년 3.1운동은 3개월간 사망자 7,509명이 발생하고 체포된 사람만 4만 7천여 명에 다다르는 무장 저항 투쟁이었습니다. 일본제국주의의 폭압에 강제 합병을 당한 지 10년, 그동안의 민족적 설움과 일제의 잔혹한 폭력에 대해 연인원 200여 만 명이 참여해 일제 식민 통치기관 1,600여 개를 파괴한, 이른바 ‘손에는 낫과 도끼를 들고 가슴에는 자주와 독립의 신념을 끌어안은 정의로운 무장 투쟁’이었죠. 3.1운동의 영향으로 만주를 중심으로 한 무장독립투쟁이 본격화된 의의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독립운동에는 '무장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뿐 아니라 '외교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와 '우리 스스로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과 문화독립운동에 나선 실천가'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기념사 발표 전부터 언론을 통해 이승만 등 외교독립론자들과 실력양성론에 대해 재평가할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는데요, 오히려 이승만은 외교독립론이라는 핑계로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에 조선을 통치해달라며 구걸했고 우리가 모자라서 지배를 받았다는 실력양성론자들은 친일의 뒤안길로 변절했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봅니다. 행정안전부가 3.1운동에 대해 '하얼빈에서 임시정부의 독립선언으로 시작된 운동'이라고 역사왜곡을 했는데요, 이 자체는 실수일수도 있으나 홍범도 장군 논란, 3.1운동 등 윤석열 정부가 독립운동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의 문제가 아니냐는 비판도 많은게 사실입니다.

윤석열은 3.1절 기념사에서 일제 강제동원 사실과 일본군 ‘위안부’ 그리고 독도 문제 등 남아있는 한일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또다시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언급하지 않는 것도 역사를 지우는 행위입니다. 최근 일본은 전범기업 히타치 조선으로부터 승소한 한국 피해자가 공탁금으로 배상을 받자,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여전히 식민범죄에 대해 사죄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죠. 윤석열은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일본 정치계, 언론계에서는 최근 소위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왜 한일관계가 좋아지는데 독도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북한에 대응한다는 핑계로 적기지 공격능력 등 선제타격이 가능하게 안보문서를 개정하고 이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미사일 수백 대를 도입하는 등 군사재무장의 길도 걷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한일관계 개선의 끝은 일본의 독도 도발이며 재무장의 완성일까요?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며 흡수통일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참 솔직하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지난 역대 정권은 ‘외세로부터의 자주, 상호 인정’이라는 남북 합의 정신과는 달리 체제 흡수통일을 버리지 못했고 그것이 남북 관계가 발전하지 못한 큰 걸림돌이 되버렸습니다. 지난 2월 5일 김영호 통일부장관이 발표한 ‘자유의 북진정책’과 같은 흡수통일 정책은 남과 북이 상호 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필히 정권 붕괴 유도 등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반평화적인 정책인데요, 이뿐만 아니라 작년 한 해 동안 200일 이상 진행된 한미연합전쟁연습의 시나리오는 ‘북한 지도부 참수’와 ‘북한 안정화 작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유의 확산을 위해 북한 정권을 붕괴, 점령하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대북정책이고 이것이 남북관계의 파탄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3월 4일부터 진행되는 한미연합전쟁연습<자유의방패(프리덤쉴드)>로 한반도는 또다시 전쟁위기가 고조될 처지입니다.

자주와 독립의 3.1운동 정신 계승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타파하고 자주적인 통일독립국가를 수립할 때만 진정 달성될 수 있습니다. 105년 전, 두려움을 떨쳐내고 항쟁에 나선 선조들의 정신을 되새기는 한 주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