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의 날' 전 날, 한일외교장관이 만났는데?]

일본이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독도 도발을 자행했습니다. 일본 시마네현은 행사를 열어 독도가 '한국에 의해 70년간 불법 점거가 계속되고 있다'며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의 영토임을 다시 한번 호소하고 현상의 해결을 국가에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 인사 중 영토 문제를 담당하는 히라누마 쇼지로 정무관(차관급)도 참석했습니다. 차관급 인사가 행사에 참가한 건 12년 째 입니다.

일본 시마네현은 2005년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했는데요,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이유는 1904년 일어난 러일 전쟁 중 일본이 독도를 강탈했고 이듬해인 1905년 2월 22일 시마네 현 고시 제 40호를 통해 일본 영토에 불법 편입 시킨데서 유래합니다. 

특히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 신문은 사설을 통해 '작년 3월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지만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다케시마는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는 한국에 끈질기게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지를 읽어보면 일본 입장의 한일 관계 개선은 독도 강탈이라는 걸 읽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소위 '한일 관계'개선을 한다며 한일과거사 문제를 강제 봉합해도 일본의 독도 도발이 더 거세지고 있는 이유로 볼 수 있는데요, 뒷 쪽에서 좀 더 이야기 하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열도, 쿠릴열도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홍보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3억 엔(약 27억 원)을 올해 예상으로 배정했습니다. 이에 비해 윤석열 정부는 올해 역사 왜곡 대응 예산을 20억여 원에서 5억 원으로 삭감했어요. 독도 수업 예산도 1억 넘게 삭감되었습니다.

군사적인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겠는데요, 독도 방어 훈련이 그것입니다. 1986년 처음 시행된 독도 방어 훈련은 해마다 두 차례 진행돼 왔는데요, 문재인 정부 말기부터 훈련을 비공개로 전환하더니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규모도 줄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독도 해양조사에 대해 일본은 매년 50~80차례 순시선을 파견해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실은 이러한데 이제 독도는 일본과의 연합 군사훈련장이 되어버렸습니다. 2022년 9월 30일에는 독도 인근 150KM 지접에서 일본 해상 자위대가 참여하는 대잠수함 훈련이 있었고 같은 해 10월 6일과 작년 2월 22일(다케시마의 날)에는 185KM 떨어진 지점에서 역시 자위대가 참가하는 미사일 방어훈련이 있었죠. 

북한을 적대하기 위해서라면 독도 근해까지 일본 자위대가 들어와도 괜찮다는 윤석열 정부. 도리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결적인 한미일군사협력이 도리어 갈등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독도를 지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쿠팡이 2017년 9월부터 6년 동안 물류센터에서 일한 노동자 16,450명의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취업의 배제 사유를 정리한 ‘PNG 리스트’ 파일을 작성하여 운영한 사실이 MBC의 보도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PNG’란 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적 용어(persona non grata)라고 합니다. 

공개된 ‘블랙리스트’에 작성된 내용을 보면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사유를 적는 칸이 있는데 무슨 암호처럼 ‘대구 1센터’ 혹은 ‘대구 2센터’, ‘--’ 이런 식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쿠팡대책위에 따르면 ‘대구 1센터’라고 기재된 사람은 영구적으로 채용을 배제하고 ‘대구 2센터’라고 기재된 사람은 6개월 이내에 채용이 배제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왜 대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쿠팡의 문제를 보도한 기자 등 언론인도 ‘회사 정보 외부 유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의 사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 중에는 실제 취재를 위해 물류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회부 기자뿐 아니라 취업한 적도 없는 경찰청 출입기자의 인적정보도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리스트에 오른 기자들도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인데요. 거대 기업의 횡포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쿠팡대책위 측은 개인정보법 위반과 근로기준법 제40조 위반으로 고발장을 제출한 상황입니다. 개인정보는 제공한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데 쿠팡은 퇴직자의 정보를 임의로 사용하였고 심지어 재직한 적도 없는 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0조(취업 방해의 금지) 위반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노동자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부를 작성할 수는 없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의 처벌 규정 중 가장 수위가 높습니다. 사례를 살펴보면 A라는 헬스장은 트레이너를 해고한 후 트레이너가 사용 영상을 본인의 SNS 올린 후 ‘이런 사람 채용하지 마세요’라는 글과 함께 지역의 헬스장 대표들에 공유했습니다. 결국 A 헬스장 대표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직원을 평가하여 자사의 채용 등에 활용한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입장입니다. 실제로 CJ 대한통운 등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는데 채용하는데 참고한 것은 ‘무혐의’라고 결정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0조가 타사로 취업을 방해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허점을 노린 것인데 법망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쿠팡에 올라온 인사담당자 채용공고에 “기본적인 채용 지표를 구축 및 개선하고, 이를 분석하여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재에 대한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라는 직무소개가 있는데요. 저만 데이터(블랙리스트)를 기반으로 더 나은 의사결정(채용배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읽히는 이유는 뭘까요? 이로써 저도 ‘대구 1센터’로 분류되는 건가요? 그럼 다음 주 노동톡톡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