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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청년주간

지난 9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2조 반국가단체에 관한 조항과 7조 이적단체 가입 및 이적표현물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어요. 자세하게는 반국가단체 찬양고무(7조 1항)와 이적표현물 소지(7조 5항)에 대해서는 합헌 판결을, 반국가단체 구성요건(2조)와 반국가단체 가입(7조 3항)에 대해서는 위헌심판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 판결을 내려 심의도 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소위 '찬양고무'죄는 "박정희가 김일성보다 더하다"는 술자리의 푸념까지 적용되어왔고, 변증법적 유물론이나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같은 책들도 이적표현물로 지정돼 갖고만 있어도 국가보안법에 걸리기도 했죠. 그래서 90년대 이후에는 국가보안법 조항 중 위에 적용되는 7조 위반 사례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합헌 판결을 내린 이유는 크게 3가지 인데요,

1) 한반도의 대결상황에 본질적인 변화가 없고

2) 외국에도 국가보안법과 같은 법이 존재하고

3) 국가보안법에 대해 사회 일반의 신뢰가 확고하다

는 점이에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헌법재판소는 국보법 위헌판결 관련자들을 불러 공개변론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당시 국방부의 논리를 거의 그대로 답습한 거에요. 국방부는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대결 일변도의 정책만을 펴고 있는 상태죠.

공교롭게도 같은 날 윤석열 정부는 10년 만에 국군의 날 퍼레이드를 부활시켜 서울 시내에서 무력 시위를 진행하는 한 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 날 연설을 통해 또다시 '북한 정권 붕괴'와 '힘에 의한 평화', 그리고 '반공'논리를 펴기도 했답니다.

첫번째 주장은 오히려 남북의 소통과 협의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이 한반도의 대결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대외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있어 이렇게 소통과 협의는 가로막은체 무력 증강으로는 평화가 찾아온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조금은 느리지만 상호인정과 합의의 정신만이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이 방법을 방해하는 중요한 법적 토대로 작용하고 있어요.

외국에도 국가보안법같은 안보법이 있다는 것은 국가보안법을 얕잡아 보는 주장이에요. 외국의 안보법은 실제 테러 행위에 대한 법률인데요, 국가보안법은 행동 이전의 '생각'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관심법같은 법이에요. 그래서 독재 정권 하에서 '내가 간첩이에요'라는 자백을 받기 위해 갖은 고문을 가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21년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청원 당시 단 9일 만에 10만 명에 다다르는 국민들이 청원에 동참해 주었어요. 역대 최단기간 달성이기도 했죠. 이적표현물 소지에 관한 법률(7조 5항)에 대해서는 9명의 재판관 중 과반이 넘는 5명이 위헌 판결을 내리며 이유를 적시했는데요, 한마디로 국가보안법이 과도하게 적용되 두려움때문에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이유였어요. 한 명이 모자라 위헌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헌재법관들조차 국가보안법이 주는 두려움으로 사람들의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죠. 우리 모두가 국가보안법 피해자입니다.

헌재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보다 한반도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판결해놓고 바로 이어 진행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서는 불안한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는 것보다 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고 결정하며 위헌 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 판 이중잣대입니다. 

이렇게 이중잣대가 가능한 이유는 헌재의 판단이 현 정권의 기조를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