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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청년주간

초기에 브릭스(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자본 시장 신흥국들을 일컫는 말에 불과 했습니다. 그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브릭스에 가입하면서 지금의 브릭스(BRICS)가 되었고 거대한 인구와, 거대한 땅 그리고 비 서방이라는 지위의 블록을 형성하게 됩니다. 브릭스는 종종 미국 중심의 G7과 비교가 되는데요, 인구와 국토 면적은 물론 GDP(국내총생산)에서도 55조달러(G7은 49조 달러)로 G7을 넘은 세계 최대 협력체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사우디와 UAE가 가입하며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 모두 전세계 50프로를 차지하는 협력체로 발 돋음 했습니다.

다들 영화 <오펜하이머> 보셨나요? 브릭스가 최근 주목 받고 있는건 2차 세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미국 일극 패권에 반대하는 그룹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에요. 미국이 패권을 이용해 자신의 의견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국가에 대해 군사(침략), 경제(제재)적인 압력을 가하는게 문제라는 거죠.

이런 목소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주요한 의제였습니다. 이번에 채택된 요하네스버그 선언의 서문에서는 "상호존중, 이해, 주권평등, 연대, 민주주의 그리고 합의"라는 브릭스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죠. 또 이러한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유엔의 포괄적 개혁을 지지한다고 표명하기도 했어요. 구체적으로는 사실상 미국의 거수기로 전락한 유엔 안보리에 아프리카 국가 중 한 국가가 상임이사국으로 들어가 아프리카 대륙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어야한다는 내용이에요. 또 국제사회가 ‘이중기준’을 세우는 것, 개발권을 포함한 모든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선언에는 다자(multi)라는 단어가 18번 등장할 정도 였답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회원국 확대입니다. 이집트, 에티오피아(이상 아프리카) /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연합)(이상 중동 아시아) / 아르헨티나(남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에 고루 회원국이 분포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브릭스에 가입신청을 한 나라가 20여 개국으로 명단까지 알려진 상황을 미루어보면 조만간 회원확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그리고 무역시 달러가 아닌 위안화 등 현지 통화 사용을 장려했습니다. 예를들어 인도와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교역하면 루블화로, 산유국들이 석유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내용이에요. 또 EU의 유로화처럼 브릭스 공동 통화에대한 연구를 내년으로 예정된 차기 정상회의까지 지속해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브릭스에 이란의 합류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봉쇄 정책이 사실상 파탄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온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올 초 중국의 중재로 관계정상화를 합의한 후 함께 브릭스에 가입한 것도 전통적인 세계 질서와는 다른 모양새이기도 합니다.

사우디, UAE 등 대표적인 산유국가들이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 사용을 하기로 한 것은 페트로 달러체제의 균열을 의미하는데 이건 달러 패권의 치명상을 주는 문제에요. 

페트로 달러체제란 1970년대 금 태환 정책이 철회된 후 미국이 달러 지위를 석유로 유지한 체제를 일컫는 말이에요. 미국은 원유 생산을 확대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를 국가적으로 인정하는 대신 중동 국가들은 석유거래를 달러로 하기로 한 일종의 밀약이었죠.

그런데 2008년 미국 경제위기 이후 상황이 변합니다. 미국은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원유 생산을 확대하게 되죠. 그러면서 원유값을 조절하기 위해 산유국들에게 석유채취량 통제를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중동 국가들과의 석유거래 시스템이 허물어지기 시작합니다.

또 미국은 자신의 패권에 반하는 국가들의 국제 달러 결제를 제한하거나 외환보유고를 약탈하는 방식의 제재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란, 북한과 같은 미국 패권에 반하는 국가들이 그 대상이 되었죠. 미국은 이번 우크라이나전쟁으로 러시아에게도 위와같은 보복성 제재를 가했습니다. 이같은 제재는 도리어 스스로 달러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최근 미국 패권의 두 축이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군사적인 패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착으로, 경제적인 패권은 탈달러화가 그 원인이자 동시에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릭스의 확대는 미국 일극 패권이 아닌, '다극화' '다자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혹자는 브릭스가 새로운 패권, 혹은 대결을 위한 협력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브릭스 내부에서 일정한 이견이 있었음에도 협의를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 절충안을 공동선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국내 언론들은 브릭스에대한 보도를 매우 제한적으로 하거나 이견만 강조하는 보도를 했는데요, 오히려 우리가 미국 말 을 듣지 않으면 보복당하는 유엔안보리 등 세계질서에만 익숙해져 다른 방식의 국제협력을 상상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반성의 지점만 남겼네요.

브릭스가 자국 통화로 교역하거나 공동화페를 만드는 것도 달러 패권을 대체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화폐 수단의 다양화로 달러가 무기가 되는 이전 세계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계 각 국의 브릭스에 대한 회원가입 요구도 미국 주도 질서를 해소하기 위한 갈망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