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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7일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향년 93세로 별세했습니다. 할머니는 1942년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중국에서 2년 넘게 위안부 생활을 했습니다. 1990년대 부터 시작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도 참여하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신 이옥선 할머니. 할머니는 평생을 기초생활수급자로 가난하게 사셨지만 2009년 4월에 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단 10명 뿐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정부는 일본의 진정어린 사죄와 법적 배상을 위해 힘써도 모자랄 판에 위안부 문제를 봉합한 2015한일위안부합의를 공식합의로 인정한다고 밝혀왔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단체와 피해자 법률 대리인단에 따르면, 지난 12월 말 외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단체에게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력안'을 통보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지원재단)이 한국 기업들의 기부를 받아 재원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일본 기업을 상대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 배상금을 일본 기업 대신 변제해준다는 겁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온 대위변제 방식의 과거사 봉합입니다.

이렇게되면 일본 전범기업은 사죄는물론 최소한의 법적 책임인 배상 의무도 빗겨가게 됩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그동안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왔는데요, 지원재단 출연금에 일본기업이 제외된 것 역시 일본 정부의 이러한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한일청구권협정 당시 일본은 한반도 불법강점을 인정하지 않았기때문에 불법적인 강제동원 문제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었다 말하는 것은 일본 스스로 모순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유력안을 확정하기 위한 토론회를 1월 12일 예정하고 있으며 지원재단은 정강을 개정해 피해자 보상을 명시해 둔 상태입니다.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한 강제동원 피해자 단체는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반격능력 보유 선언으로 전쟁가능한 국가로 변모하며 전범 과거사를 지우려고 노력 중인 일본. 이런 일본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어도 모자랄 판에 윤석열 정권이 나서서 한일 과거사 문제를 봉합하려하는 중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12월 27일 횡령,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특사로 사면했습니다. 이번 특사로 15년의 잔여 형기뿐 아니라 벌금 82억 원도 면제받게됩니다. 이번 특사에는 이명박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전 정무수석,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호기재정부 장관,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 이명박 정부의 원서훈 전 국정원장 등도 포함됐는데요, 이 이름들 낯설지가 않죠? 이들은 박근혜 정권 당시 세월호 참사 진상은폐에 앞장서고 한일위안부합의를 밀실에서 야합했으며 재벌과의 정경유착을 벌이거나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의 범죄로 촛불의 힘으로 감옥에 간 범죄자들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검사 시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수사하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화제를 끌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일파들을 수사하는데도 일조하기도 했던 윤석열은 결국 자기 손으로 이들을 다 사면 복권 시키게 되었습니다. 법이 잘 못된 걸까요, 아니면 대통령이 잘 못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