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트럼프가 미일경제장관 회담에 돌연 참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관세와 군사지원, 무역공정성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밝히며 주일미군 주둔비와 같은 군사지원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았습니다. 회담에서는 "미국은 일본을 지키고 있는데, 일본은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며 "대일본 무역적자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알려졌습니다. 회담에서 미국측은 '농산물 수입 확대', '수입 자동차 인증제도 완화' 등을 요구했다고 전해집니다. 동맹국에 방위 제공을 볼모로 미군 주둔비 대폭 인상 뿐 아니라 무역 적자도 해소하겠다는 원스톱 쇼핑의 실체가 드러났습니.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 이후 8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려면 대 이란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대통령은 "우리가 핵폭탄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핵 시설에 대한 타격도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군사적 조치를 발동할 것이라며 분쟁을 도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난민 텐트촌, 적십자 건물, 학교, 병원 등 전쟁 중 공격이 허용되지 않은 대상과 장소를 잇따라 폭격하고 있습니다. 3월 초부터 7주째 구호 물품도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타마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은 "합의도, 휴전도, 지원도 없다"고 밝혔고 가자 구호에 참가했던 길버트 노르웨이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목적은 하마스 붕괴가 아닌 가자지구 '인종청소'"라 밝혔습니다.
4월 15일 일본 나카타니 방위상(국방부장관 격)이 지난달 말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일본은 '원 시어터'(하나의 전장) 구상을 갖고 있다"며 "일본, 미국, 호주와 필리핀, 한국 등을 하나의 전장으로 보고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미국 헤그세스 장관은 이 제안에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고 전해졌습니다. '시어터'는 전투 지역을 뜻하는 군사 용어로 구분되어 있던 전장을 하나로 묶게되면, 대만 문제와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한반도가 하나의 전장이 되어 주한미군 및 한국군이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일본이 이를 빌미로 군사대국화와 한반도 자위대 진출 등을 추구할 우려도 무시하지 못하게 됩니다.
3월 대규모 한미연합전쟁연습 프리덤실드가 끝났지만 한미연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4월 15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실시 되었습니다. B-1B는 괌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 만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으며 다량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 전략자산입니다. B-1B는 지난 2월에 이어 올 해만 2차례나 한반도에 전개되었는데요, 같은날 사상 첫 일본 내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되어 북한과 중국 등을 압박했습니다.
또 한미 연합 기뢰전 훈련이 4월 7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한미연합공중훈련인 '프리덤 플래그' 훈련이 4월 17일부터 5월 2일까지 2주간 광주기지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항공차단과 같은 공격적 훈련을 포함한 이번 훈련에는 F-35스텔스 전투기가 가상 적기 역할을 수행해 적을 명시한 대적 훈련 성격을 띄며 요인 암살에 이용되는 미 공군 MQ-9 등 무인 암살 드론도 훈련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김문수(전 고용노동부 장관)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출사표를 냈습니다.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요즘 곳곳에 나타나서 기업의 규제를 해소하고 노동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떠들고 있기에 공약 중 ‘근로시간 저축 계좌’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저축이라고 하면 여유 있을 때는 모으고 필요할 때는 꺼내 쓸 수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좀 다릅니다.
김문수 후보가 장관 시절 추진했던 ‘근로시간 저축 계좌’의 내용을 살펴보면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대해 수당을 받지 않고 미래의 휴가로 사용하도록 모아 두는 것입니다. 이렇게 쌓인 휴가는 안식월, 자기 계발, 조퇴 등에 활용하는 개념입니다.
이번 달에 10시간 연장근무를 했다면 15시간이 적립됩니다. 현재는 15시간에 대한 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근로시간 저축 계좌’가 있다면 적립해서 모은 뒤에 연말에 가족 여행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적립한 휴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시간을 모아서 2주 동안 휴가를 계획했더라도 사용자는 사업 운영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시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수당으로 받았다면 그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데 휴가를 모아도 사용자가 안 된다고 하면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둘째, 이미 유사한 제도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보상 휴가’ 제도입니다. 이미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자대표와 합의하여 수당 대신 보상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막상 제대로 사용되는 사업장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있는 법도 실효성이 떨어지는데 ‘근로시간 저축 계좌’가 시행된다고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셋째,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근로시간 저축 계좌’와 관련하여 지난 정부는 근로시간도 함께 개편하려고 했습니다. 연장근로 시간이 1주 12시간으로 제한된 현재 구조를 개편해서 이를 초과하여 일할 수 있도록 개정하면서 ‘근로시간 저축 계좌’를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보상휴가제’가 있음에도 ‘근로시간 저축 계좌’를 도입하려는 건 근로시간 개편도 함께 진행하기 위함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윤석열이 1주 100시간도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었는데 이런 논의의 연장선에서 ‘근로시간 개편+근로시간 저축 계좌’ 도입을 검토했던 것입니다. 핵심은 근로시간을 현재보다 더 유연하게 하겠다는 것이죠.
현재도 일하다 쓰러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도 근로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전제의 정책은 도입돼서는 안 됩니다. 내란의 공범들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몇 개월 지났다고 그 잘못을 씻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공범들이 판을 치고 다닐 수 있게 한 민주당도 할 말은 없다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