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화문 등 윤석열 퇴진집회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건 관련 발언을 종종 듣게 됩니다. 새해 첫 노동톡톡은 노동 현장 투쟁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옥상에는 작년 1월 8일부터 1년 넘도록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2명이 있습니다. 바로 박정혜, 소현숙씨입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의 닛토덴코가 100% 지분을 지닌 자회사라 할 수 있는데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 이후에 법인을 청산했습니다. 닛토덴코는 화재 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전원에게 희망퇴직을 제안했고 이를 거부한 17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문제는 닛토덴코가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게 아니라 다른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평택)에서 기존 생산물량을 처리하면서 신규로 30명 이상 인원을 뽑고 있다는 것입니다. 닛토덴코는 구미공장의 노동자를 채용하면 될 것인데 해고노동자는 외면했고 해고노동자들은 한국니토옵티칼(평택)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18년과 2019년에도 구조조정을 시도했는데 화재까지 발생하자 회사를 정리해버린 것입니다. 닛토덴코는 한국에서 4개의 법인을 운영해왔고 구미시로부터 50년 동안 토지의 무상임대와 각종 세제 혜택을 받았음에도 화재를 복구하긴커녕 사실 ‘먹튀’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현재 닛토덴코는 구미공장과 평택공장은 다른 회사라서 승계는 어렵다면서 농성 중인 노동자에게 철거를 방해했다고 손해배상을 이유로 전세금 등에 대해 가압류도 신청했다가 법원에서 이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말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 앞으로 2L 생수 1,000병이 배달되었습니다. 물이 부족하다는 SNS의 내용에 대한 광화문, 한남동, 남태령을 지킨 시민들의 화답이었습니다. 닛토덴코의 주장처럼 구미공장과 평택공장은 다른 회사는 맞습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고용관계가 없는 택배노조와 교섭할 의무가 있듯이 고용관계가 없더라도 사실상 ‘진짜 사장’이라면 그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닛토덴코는 구미공장의 철수를 결정했고 그 물량을 평택공장으로 넘겼듯이 현재 상황에 ‘진짜 사장’이라 할 수 있는데 해고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만 막고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