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 노무사의 노동 톡톡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보호는 언제쯤?]

우리가 가장 흔히 알고 있는 노동법이 근로기준법입니다. 헌법 제32조에서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에 만들어진 법이 근로기준법입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상시로 5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분명,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데 전체 사업장의 절반 이상(60%)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담 전화를 받으면 꼭 물어보는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사업장에 사장님 빼고 몇 명이나 일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입니다. 일하는 인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어요. 일부 규정만 ‘예외적’으로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규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고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나가라고 한다면 이에 대해 법적으로 다툴 방법이 없습니다. 이를 악용하여 일부 회사는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쪼개서 운영하기도 합니다. 5명이 되는 순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겪은 사례 중에는 회사를 본인 외에 아버지, 아내, 동생은 물론이고 수십 개로 쪼개서 운영하며 꼼수를 부리다 실질적으로는 해당 회사가 5인 이상 사업장이라는 판결이 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각종 수당과 근로시간 등에서 차별입니다. 5인 이상이든 미만이든 같은 시간, 같은 노동력을 제공했음에도 연장수당, 휴일수당, 야간수당을 받지 못합니다. 사업장의 규모로 인한 부담을 줄인다는 것인데 노동력을 제공하는 처지에서는 불합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휴가도 마찬가지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라는 개념도 없고 공휴일도 없습니다. 얼마 전이 총선이었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은 출근하라면 해야 하고 출근해도 별도의 수당도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넓히자는 이야기를 하면 “영세 사업장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라는 이야기가 늘 따라붙습니다. 사실 근로기준법이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상황 자체가 차별이고 불합리한 상황인데 언제까지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고 미룰 수는 없습니다. 가까운 이야기로는 남녀고용평등법의 경우도 불과 몇 년 전인 2018년 5월부터에서야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변화를 위한 먼 걸음도, 시민들의 관심부터 시작된다는 것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