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7월 31일 한국과 미국 간 관세를 비롯한 협상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기존에 발표했던 25%에서 15%로 최종 확정했고 이 관세는 8월 7일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철강과 알루미늄 등 품목은 이와는 관계없이 50%의 품목관세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매기는 이유는?
미국은 현재 약 1조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 EU, 멕시코, 베트남 순으로 교역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어요. 이에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미국이 타국에 ‘착취’당해 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관세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1976년 이후 줄곧 무역적자를 겪고도 파산하지 않은 이유는 ‘달러 패권’ 덕분입니다. 전 세계가 미국과의 거래에서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나 기업 채권을 다시 사들이면서, 이 돈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미국은 이 자금을 이용해 다른 나라의 상품을 소비해 왔습니다. 이런 흐름을 통해 여러 나라가 일정 정도 경제 성장을 이룬 측면도 있고 특히 미국 역시 자신의 소득보다 많은 소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타국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착취’를 당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확하게는 보통 나라들은 자국 생산과 수출 등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성장을 이뤘다면 미국은 단지 '달러 패권국'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초과 소비를 한거죠.
👀이번 협상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3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500조 가량을 미국에 투자(대출 혹은 지급 보증 방식)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이 금액은 우리 나라의 한 해 예산과 맞먹고 GDP의 25%수준의 아주 큰 액수입니다. 특히 일본의 경제규모가 우리보다 2~3배 이지만 미국 투자금은 비슷한 규모이기도 하죠. 여기에 추가로 1000억 달러 규모를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구매에 사용하기로 해 사실상 소위 투자금액이 4500억 달러, 우리 돈 600조 가량입니다.
또 한국 협상단은 소위 ‘마스카 프로젝트('미국 조선 산업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으로 MAGA,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말)’란 이름으로 3500억 달러 중에서 미국 조선 산업 재건에 1500억달러 쓰기로 약속했어요. 이 돈은 미국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 관리까지 가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뜩이나 청년 실업이 문제인데 우리 돈으로 미국인들 고용문제까지 해결해주는 상황입니다. 또 미국이 투자금 중 많은 비율은 조선 산업 재건에 투여한 것은 현재 중국에게 밀려있는 해군 능력을 보강해 패권을 더욱 확립하려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 이재명 정부는 소고기와 쌀은 지켰다고 하지만 이미 농업은 99.7%가 개방된 상태입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비관세장벽인 검역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 더 논의하겠다고해 검역 문제도 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현지 브리핑에서 “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에 대해 문의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농산물 검역 절차 개선, 자동차 안전기준의 상호 인정 등과 관련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완전한 개방’을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죠. 이면합의나 추후합의를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추가로
한미협상에서의 '트럼프 90% 이익 전취와 3500억 달러의 투자가 아닌 대출,보증방식'이 화두입니다. 정부는 별일 아니라는 식이지만 현실은 매우 파급력이 클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더 밝혀져야 겠지만 한국의 3500억달러 투자방식이 직접투자가 아닌 '보증, 대출방식' 이라는 점과 트럼프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 투자하고 수익금의 90%를 전취한다'고 한점을 미루어볼때 보증 대출방식이 '한국 기업 투자를 한국 정부(수출입은행 등)가 보증'하는게 아닌 '미국 기업 투자를 한국 정부가 보증'하는 방식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보통 보증, 대출 방식은 미국 보잉사 같은 기업이 해외에 비행기나 무기를 수출할때 구매국이 어마어마한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우니 미국 수출입은행 등이 보증, 대출해주는 방식이었고 미국 기업의 이익을 미국 세금으로 보전하는 방식이었죠. 이 역시 문제는 많고, 최근 우리 방산업체가 폴란드에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도 이런 방식이었죠.(우리 세금으로..실제 폴란드는 지급 여력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지금 얘기되는 방식은 예를 들어 미국 원자력 기업인 x-에너지 등이 미국 내 원자력 프로젝트를 추진했을때 이 자금을 한국 수출입은행이 대출 또는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미국 회사가 미국 내에 투자하되 리스크는 한국 정부가 보증하고 미국이 수익 대부분을 확보하는 상황이 되는거죠. 다시말해 '하이 리스크, 로우(제로) 리턴' 인거죠. 그러면 트럼프가 자신이 투자할 곳을 정하고 이익도 얻는다는 말이 이해가 되게 됩니다. 한국은 실질적인 소유권도 없이 미국 기업의 수익을 위해 리스크만 떠안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한국 국민 세금이 미국 프로젝트의 손실을 메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관세를 발표한 직후 시진핑 중국 주석은 베트남을 방문하여 "45개 협정"을 체결하며 무역 및 투자 관계를 심화했습니다. 공급망부터 철도 등 인프라, 농업과 치안까지 매우 넓은 범위의 협정을 체결하며 미국 다자주의적 균형외교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농업과 유제품 등 산업을 지키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것까지 문제를 삼으며 각 나라의 자유로운 교역행위까지 간섭했습니다. 그 저의에는 자국 에너지를 판매하기위한 미국의 꼼수가 있고요.
미국과 가까운 교역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의 관세압박에 저항하며 이번 협상이 결렬된 상황입니다.
심지어 브라질에 경우 미국이 브라질 국내 정치 상황을 이유로 기존 10% 관세에서 추가로 50%로 관세를 매기는, 그야말로 내정간섭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요. 브라질은 이에 미국의 정치적 압박을 거부하며 미국에 대해 상응하는 보복관세를 준비하고 있고 세계무역기구 등의 제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해온 다자주의 세계 질서 속에서 미국의 패권적 행보에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해나가는 예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의 동맹 유럽연합에 대해 트럼프는 EU에 대한 에너지 최후통첩을 하며 "러시아는 끊고 미국산을 사라"고 압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위원회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며 "러시아산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산을 사라"는 요구를 했고 "그리고 EU는 동의했다"고 한 미국 관리는 전했다. 트럼프는 원래 유럽이 자신의 임기 동안 1조 달러(약 1,30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할 것을 요구했고 협상 결과 7500억 달러(연간 2500억 달러)로 합의했습니다. EU는 기존 공급처(종종 더 저렴한)와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현재 미국산 수입량의 3배 이상을 구매해야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유럽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미국이 이익을 챙기는 대서양 횡단 에너지 동맹으로 유럽을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미국은 동맹을 더욱 가혹하게 수탈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이번 협상에 철저히 반성하며 결단해야합니다. 더이상 한미동맹 중심 외교로는 자주권과 평화는 물론 최소한의 국익도 지킬 수 없습니다. 평화로운 다자주의 세계 질서가 형성되는데 이바지하면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주권 행보가 필요합니다. |